세 사람
세 사람

세 사람

세 사람

흑과 백 , 2026
🔵 파랑 작가(양신영)
색채가 남아 있을 때, 세 사람은 주변의 풍경과 선명하게 구분되어 보였다. 그러나 장면에서 색을 걷어내자 분홍빛 꽃도, 형형색색의 표식도 사라졌다. 검고 흰 사람들은 더 이상 특별한 대비를 지닌 존재가 아니라, 바위 사이에 놓인 평범한 세 사람이 되었다.

이제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화면 한가운데 세 사람이 있다는 사실뿐이다. 두 사람은 높은 바위 위에 있고, 다른 한 사람은 조금 아래에 있다. 누가 누구를 바라보는지, 함께 온 사이인지,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사진만으로 알 수 없다.

그럼에도 우리는 보이는 자세와 거리만으로 자연스럽게 장면의 앞뒤를 상상한다. 친구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으며,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우연히 한 화면에 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. 정답이 사라진 자리에는 보는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가 머문다.

주변에 놓인 투명 필름을 가져와 세 사람을 바라보며 떠오른 해석을 남겨보길 바란다. 글을 쓰거나 선을 긋고, 새로운 관계와 상황을 덧붙여도 좋다. 필름이 한 장씩 포개질 때마다 세 사람은 또 다른 장면 속 인물이 된다.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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