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리, 날다
오리, 날다

오리, 날다

오리, 날다

靑-파랑 , 2024.04.
🔵 파랑 작가(양신영)
공원 주변의 물가에는 늘 오리가 있었다. 대부분 여러 마리가 한데 모여 수면을 유유히 가르는 모습이었다. 무리 속의 오리들은 한없이 작아 보이면서도, 서로의 간격과 방향을 자연스럽게 맞추며 저들만의 질서를 이루고 있었다. 그래서 내게 오리는 한 마리의 존재보다 언제나 ‘무리’의 풍경에 가까웠다.

그러던 어느 날, 호숫가에서 두 마리의 오리를 마주쳤다. 마치 대화를 나누듯 서로를 향해 움직이던 두 오리는 이내 교차했고, 잠시 후 한 마리만이 내 시야에 남았다.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오리를 오래 바라보게 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.

고요히 물 위에 머물던 오리는 문득 몸을 일으켜 날개를 활짝 펼쳤다. 접혀 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날개의 크기와 움직임이 수면 위로 선명하게 드러났다. 몇 차례의 날갯짓 끝에 오리는 물을 박차고 떠올라, 자신의 배경을 호수에서 하늘로 바꾸었다.

그 순간 내게 오리는 더 이상 무리의 일부가 아니었다. 물 위를 헤엄치던 하나의 존재가 스스로 장면을 벗어나 하늘로 향하고 있었다. “오리, 날다.”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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